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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

복숭아꽃 2012. 12. 15. 17:45

 

후불제 민주주의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유시민
출판 : 돌베개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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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이 끝나기 전에는 읽어줘야겠다 싶어 다시 손에 들었건만,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이 계속되는 만연체에 당해낼 도리가 없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글이 많은 것도 아닌데, 글에 집중을 할 수 없어 포기하고 발췌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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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민주공화국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지사들의 희생과 헌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60여년 동안 꾸준히 그 비용을 '후불'했다. 1960년 4.19혁명의 용감한 '형님'들과 '언니'들이 그 비용을 '후불'했다. 1980년 5.18당시 전남도청의 시민군 전사들이, 1987년 6월 전국 중 도시의 거리를 뒤덮었던 익명의 시민들이 엄청난 수고와 희생을 치렀다.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식인과 언론인, 노동조합 지도자와 대학생들, 종교인과 정치인, 농민과 회사원들이 체포와 구금, 해고와 고문의 위협을 무릅쓰고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분투했다. 이 모두가 민주공화국에 들어가는 비용을 '후불'한, 위대한 시민 행동이었다.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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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지닌 존엄하고 가치 있는 인간이다. 대한민국 최고 규범인 헌법이 내가 그런 존재임을 보증하고 있다. 나는 왜 태어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헌법은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당신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합니다. 당신이 재벌 회정의 운 좋은 상속자로 태어났든, 아니면 일하고 또 일해도 끝없이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딸 아들로 세상에 나왔든, 국가는 행복을 추구할 당신의 권리를 인정합니다. 당신이 빼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든, 아니면 남들만큼의 평범한 재능만 가진 사람이든 상관없이, 국가는 당신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합니다. 당신이 여자든, 남자든, 당신이이 키가 크든 키가 작든, 당신이 힘이 세든 힘이 약하든, 국가는 당신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존중합니다. 당신은 그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존재합니다. 당신이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당신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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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는 '신성불가침'영역에 속하지만, 그것을 불러온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 기준과 의식은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은 스스로 원하는 그 무엇을 위해 선택하지만, 때로 그 선택이 소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언제나 합리적인 또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 속아서 최선이 아닌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적절한 비판과 반성이 없으면 그런 오류를 반복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변경할 수 없는 결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이 때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1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