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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교전

복숭아꽃 2012. 6. 25. 16:23

악의 교전 세트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기시 유스케 / 한성례역
출판 : 느낌이있는책 201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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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는 괴물이 있다”


 신코 미치다 고등학교의 교사 하스미는 학교에서 좋은 실력과 학생을 대하는 열정적이고 친근한 태도로 평판이 좋다. 문제아들을 떠맡은 반이라 사소한 문제들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하스미는 뛰어난 언변으로 쉬이 사건들을 해결해 나아가고 있다. 그를 따르는 학생들도 있고 교사들 사이에서의 신임도 두텁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학교인데 괴물이 있단다. 괴물은 어디에 있을까.


  미스터리소설의 미덕은 역시 ‘그럴듯함’이 아닐까. 명석한 두뇌로 침착하게 살인하는 살인마가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기는 할까. 그러한 존재를 창조해내고 이런 녀석이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그럴듯한 내용으로 독자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가 미스터리 소설의 몰입도를 결정한다고 본다. 그런 인물의 설득력에 대해서는 정말 최고의 소설이 아닌가 싶다. 평범한 교사로도 보이는 하스미를 묘사하는 첫 번째 챕터에서도 하스미는 무언가 이상하다. 학생들을 하나하나 잘 파악하고 학교 문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겉으로 보이는 태도와는 달리 학생들을 생각해서라기보다는 ‘이렇게 하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라고 판단하여 행동한다. 물론 이 녀석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야 이 사람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라 이렇게 생각하고 움직였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역시 기시 유스케라는 말이 떠나질 않는 소설. 그의 여느 작품에서나 그렇듯 클라이막스에서의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건이 해결된 뒤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무언가 도사리고 있는 듯한 불안감.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올해 본 최고의 미스터리소설이었다.


이 녀석은....시즈모루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공포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이놈은 벌써 다음 게임을 시작했다.


우와...하고 감탄해 마지않았던 문구이다. 이대로 끝이 아니구나 하고. 문장 하나로 마지막 장까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 멋진 소설이었다.


(제발 일본에서는 영화화되지 않기를. 범인의 심리묘사랍시고 독백만 죽 늘어놓고 잔인한 장면에 치중하는 영화가 나올 가능성 99%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