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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복숭아꽃
2011. 9. 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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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남북조 시기 광릉이라는 곳에 여승진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정직하고 담력과 지략이 뛰어난 그는 뭇사람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았다. 평소 여승진의 인품을 흠모하던 송계아는 그와 이웃이 되려고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 하루는 여승진이 송계아에게 물었다. "집을 얼마나 주고 사셨습니까?" 송계아는 이렇게 대답했다. "1,100냥을 주고 샀습니다." 여승진이 평범하게 생긴 집을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산 것에 깜짝 놀라자 송계아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100냥을 주고 집을 샀고, 1천 냥을 주고 좋은 이웃을 샀습니다." 훗날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천냥을 주고 이웃을 사다'즉 천금매린 이라는 이야기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본문 中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잉여 효과를 설명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배하기 위해 기꺼이 지불하려는 금액과 구매하기 위해 실제 지불한 금액의 차이를 말한다. 소비자는 실제 지불하려는 금액보다 더 싼 가격에 구매하게 되면 대부분 즐거움을 느끼며 심지어는 돈을 더 벌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시장경제하의 상인들은 높은 가격을 부르고 할인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잉여를 유도하니 소비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게 이 소비자잉여 이론을 소개하는 이유이다.
다이아몬드와 물의 패러독스, 기회비용, 매몰비용효과, 네거티브 섬 게임 등 80여개의 경제이론에 이해하기 쉽도록 위와 같은 이야기와 함께 설명한다. 매몰비용을 설명하면서 기차 밖으로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아쉬워하지 않고 나머지 신발 한 짝도 기차 밖으로 버린 간디를 이야기한다던가, 래퍼곡선의 이해에 흉년으로 세수를 걱정하는 애공과 유약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식이다.
이 책에서 처음 기대했던 것은 경제법칙에 대한 간단한 이해들이었다. 경제 법칙을 삶의 법칙에 적용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도 궁금했지만 그보다는 TV나 신문 뉴스에 등장하는 용어들만 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경제학과 자기계발을 억지로 엮어놓은 책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그건 경제학을 일자도 모르는 나의 기우였다. 경제법칙들도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책을 몇 장 넘기지 않고서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경제 법칙들을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겐 정말 딱 맞는 책이었다. 경제법칙을 위해 생소한 중국의 기업가 이야기나, 중국 고사들이 등장하는 것도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책에 소개된 거의 모든 경제 이론을 삶의 방식에 적용할 수 있는 룰로 풀어내는 능력에 감탄하며 한장 한장 책을 넘겼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그 내용이라는 것들이 너무나 추상적이고 독자의 범위도 한정되어 있지 않아 할아버지의 잔소리 같았던 것. 그러나 그것을 제외하고는 등장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에 재미로 읽기에도 손색없는 책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