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을 미덕으로 삼아왔던 우리 사회에서 게으름은 죄악시되어 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든지, 우공이산이니 하는 옛이야기들도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다.
이 덕에 무슨 일을 하던 게으름피우고 있는 자신을 탓하며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지 하고 바쁘게 살다가도 또 어느새 미뤄두고 쌓아놓은 일들을 보며 자신이 게으르다는 열등감에 휩싸이고, 그 열등감에 우울해져 다시 게을러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을 위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굿바이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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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 ![]() 문요한 지음/더난출판사 |
저자는 우선 게으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말문을 꺼낸다. 바쁘게 움직이고 항상 공부하고 있다면 게으르지 않은 것일까.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목표가 없는 직장인, 항상 이 핑계 저 핑계대며 학업도 포기하고 도박중독에 빠진 학생. 둘 중 누가 게으른 자일까? 저자는 게으름을 판단할 때는 삶에 방향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쁘게 움직이더라도 한 가지 방향성을 향해 행동하지 않으면 이 또한 게으름이라는 것이다. 게으름은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있어서 할 일을 해야 하지 않고 중요한 일에 매달리는 모습으로 위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으름은 여러 형태로 변신한다. 선택의 회피, 시작의 지연, 약속 어기기, 딴짓 하기(대체행동), 꾸물거리,기, 철퇴(현실에서 물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음), 눈치 보기(자신의 게으름이 탄로나지 않을까, 게으른지 게으르지 않은지 비교하기 위해, 자신만의 주관이 없고 매사에 책임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 서두름(할 일을 하지 않은 게으름 뒤에), 즉각적 만족 추구와 중독-<<게으른 사람들은 싫증을 많이 느낀다, 인생의 큰 그림을 갖고 있지 않거나 가지고 잇더라도 잘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싫증을 견디기보다는 순간의 기븜을 추구한다.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즉각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중독'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위부 자극이 주는 쾌락은 그 유효기간이 짧다. 그것은 목 마를 때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과 유사해서, 이내 더 큰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된다>>
따라서 게으름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태도, 즉 능동성에 의해 구분되는데.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삶의 지향성'이다. 게으름은 선택의 회피이다. 선택 회피는 다음으로 미루는 것, 결정권을 남에게 맡겨버리는 것, 선택의 폭을 지나치게 좁히거나 넓혀버리는 것이고, 선택 회피는 수동적 선택의 다른 이름, -게으름은 본질적으로 '선택을 회피하기로 한 선택'-이다. 따라서 삶에 방향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성적인 게으름의 진행 과정은 패턴이 있는데
부정적 지각-상황의 부정적 요인들을 중점적으로 지각함
정신적 게으름-선택을 미루거나 떠넘기는 식으로 회피함
행위적 게으름-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시작을 미루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다가 막판에 서두름
자기합리화-게으름에 대한 합리화나 자기비난을 시도하고 '다음'을 기약함(자기비난도 결국 변명이다)
로 진행된다
'굿바이 게으름~'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정적 지각에 대한 교정이 우선 필요하다.
긍정적 지각-도전적 자세로 긍정적 요소들을 먼저 지각하고 위험 요소도 살핌
분석과 계획 수립 - 할 일을 분석하여 기한을 부여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움
실천-목표달성이라는 큰 그림을 놓치지 않고 작게 나누어진 일에 점차적으로 몰입함
평가 혹은 재시도-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때로는 재시도를 함
이러한 만성적인 게으름을 물리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지침도 소개되어 있다.
나를 관찰해서 쓴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나는 게으름에 해당하는 모든 행동을 하고 있어서 혼자서 뜨끔 찔린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하면서 읽었던 책. 나는 게으름의 변신-닥친 일을 미루고 싶어 하는 딴 짓 하기, 꾸물거리기, 게으름 뒤에 서두름-에 해당하는 모든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게으르다며 스스로 비난하다가 또 다음을 기약하지만 다음에도 게으른 나는 그대로 게을렀다. 이렇게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자기비난의 무한 피드백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게으름의 무한 피드백의 연결고리를 끊어줄 칼날이 되어 후에 이 글을 보고 이런 날도 있었다며 비웃는 내가 있기를 바란다.
[언제나 미루는 당신이 지금 당장 행동하게 되는 5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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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루는 당신이 지금 당장 행동하게 되는 50가지 방법 - ![]() 사사키 쇼고 지음, 임정희 옮김/이아소 |
01. 미래의 나에게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심리학자인 대니얼 길버트의 저서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라는 책이 있다. 우리에게 행복이라는 것은 '지금'이 아니라 언제나 '조금 나중' 에 있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상상하는 세계는 언제나 현실 세계보다 찬란하다. 그러므로 미래는 언제나 지금보다 더 낫고,
미래의 나는 언제나 지금의 나보다 유능하고 멋지다. 사람은 심리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생각은 단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미래'가 '현재'가 되었을 때,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이다. 답이 안 나오는 걱정거리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일거리가 거의 그대로 재등장하는 것이다
본문 중-
그래, 그래서 내가 그랬구나 하는 생각에 한동한 멍하니 이 페이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항상 미래의 나는 유능해서 다 놀고도 잠을 줄여가며 공부할 수 있었고, 밤을 새고 놀고도 출근해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미래의 그 때가 되어도 강인한 체력으로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어야 할 나는 여전히 미래의 나에게 일을 미루고 싶은 과거의 나였다.
내가 왜 할일을 미루게 되는가 알 수 있는 또 다른 시선이었고, 내가 왜 할 일을 미루게 되는게 알게 되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첫 장에 사로잡혀 책을 집어들고 쑥 훑어나갔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게으름을 물리치고 행동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한다.
TV앞을 떠나지 못하는 심리상태는 일을 미루는 것은'쾌락을 버리는 것'과 '고통스러운 일을 시작하는 것' 두 가지를 버리고 지금의 편안한 상태를 소유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우선 한 가지씩, 실천하라고 말한다. 하지 못하는 일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순위를 정하기 전에 실행하라. 타인의 눈을 이용하여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이라 선언하고 타인이 그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굿바이 게으름이 조금 더 심도있게 게으름의 정의, 원인, 해결방법 등으로 게으름을 연구하고 있다면(그렇다고 '굿바이 게으름'이 보기 어려운 책은 아니다. 글자도 크고. 읽기 쉬운 문체로 되어 있다.) '언제나 미루는..'은 실천론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신이 게으르니 어떻게 움직여라'라고, 게을러서 책장도 조금만 넘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장수에 비해 내용이 정말 알차다.
두 권의 책 모두 게으름뱅이들을 위한 최고의 책이다. 굿바이 게으름은 무조건 많이 움직이는 것만이 부지런한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그 목표를 위해 나태해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게으른자들을 위한 위로와 희망이 되어주는 '굿바이 게으름'과 '굿바이 게으름'을 읽고 인생의 목표를 정하여 실천하는 자들의 상세한 지침이 되어 줄 '언제나 미루는....'. 두 권을 읽고 함께 실천한다면 이 책들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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